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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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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검휘필
· 최초 등록: 2025.10.26 · 최근 연재: 2025-10-26
읽기 시간 예측: 약 15.95분

25화 - #1


"마교?"

놀란 표정으로 되묻는 송이개를 보면서 라마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알아요?"

그러자 옆에서 듣던 유림이 거들며 나섰다.

"아, 무림인이 아니라도 마교는 알지. 사람의 피를 산체로 마시고 인육을 먹는다 들었소."

그러자 송이개가 입술을 삐죽거리며 유림을 보고 말했다.

"거 되지도 않는 소리 한다."

"진짜라니까?"

"내가 마교 사람을 본 적 있는데, 별반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소."

송이개가 퉁명스레 말하니, 유림도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입맛을 다셨다.

"그럼 뭐가 문제인 겁니까?"

라마가 되묻는 말에, 송이개가 라마를 보며 대답했다.

"정파인들이 사파인들을 멀리하고 격을 달리하려 드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그들이 하는 행동이 일반적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또한 사실이기는 합니다."

"대체 어떤 행동을 하기 때문에 그런 거죠?"

"뭐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것 중에 하나는 인신공양 같은 것이죠. 그 외에도 손속이 잔인하여 비난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무공의 종류도 중원 무림의 것과는 사뭇 달라서, 무공이라기보다는 주술에 가까운 형태를 가지고 있지요."

"주술이요? 그건 뭐죠?"

"아... 설명하기 어려운데, 그러니까... 악신의 힘을 빌려서 인간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랄까요? 기묘한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소협께서 사용하시는 힘과 비슷합니다."

라마는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마법이군요. 마법과 유사한 힘이 이 세계에도 있었군요."

"어쨌든 그런 저런 이유로 마교라고 하면, 중원무림 어느 누구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중원무림을 노릴 때마다 정사를 막론하고 다 같이 힘을 합쳐 그들을 막아왔지요."

"다 같이 힘을 합칠 정도로 그들이 강한 것입니까?"

"강합니다. 정사가 모두 힘을 합해도 겨우 이길까 말까 할 정도죠. 실제로도 마교를 상대로 두 번의 대규모 전쟁이 있었고 두 번 모두 중원무림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때마다 무림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습니다."

라마가 알았다는 듯이 팔짱을 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유림이 아부하듯 웃으며 말했다.

"제 아무리 마교 놈들이라 하더라도, 환골탈태한 소협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소협께서 마음만 먹으면 그까짓 놈들이야..."

그러자 송이개가 핀잔을 주듯 말했다.

"그들을 단순히 힘으로써 제압할 수 있었다면, 지난 두 번의 대전 때 중원 무림이 그토록 곤욕을 치르지는 않았을 것이네."

송이개의 말에 라마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린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송이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예, 소협. 그들이 쓰는 술법이란 것이, 단순히 힘만으로는 상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독으로, 때로는 진법으로, 또 때로는 간악한 술수로 나오기 때문에 그 수에서 중원 무림이 월등히 앞서는 대도 불구하고, 크나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결코 얕봐서는 안 되는 존재들입니다."

"그런데 궁금하군요. 듣자 하니 무림인들은 세상일에 관여하지 않는다 들었는데, 마교인들은 어찌 황궁에 침입하려는 것일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무림인의 일이라 하여 황궁이 전혀 개입을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전에 만나셨던 조철웅 대인도 그렇고, 알음알음 무림인들과 연을 맺는 이들이 황궁에도 여럿 있지요. 그리고 지난 두 번째 대전에서는 황궁의 은밀한 협조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라마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서, 황궁에 암약하는 모양이군요. 서서히 침입할 준비를 하는..."

"그럴 가능성이 있지요."

이야기를 들은 라마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디로 가시려 하십니까?"

송이개가 묻는 말에, 라마가 빙그레 웃어 보였다.

"이제 스승님도 떠나셨고, 수련도 끝났으니. 거처를 좀 마련해 봐야지요."

"예? 거처요? 어디를 생각하고 계십니까?"

송이개가 따라 일어나며 묻자, 유림도 따라서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글세요. 기왕이면 황궁 주변이 좋을 것 같은데요."

"그 주변은 가격이 꽤나 비쌀 터인데...."

라마가 가지고 있던 주머니를 내밀자, 송이개가 그 물건을 받아 들었다.

주머니를 펼쳐 보니, 그 안에 금관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건....?"

"일전에 조철웅이 주었던 여비입니다. 제법 많은 돈인 것 같은데... 그것으로 가능할까요?"

송이개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단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그러자 유림이 송이개의 손에서 돈주머니를 낚아채듯 가져가더니, 말했다.

"거지가 이런 돈을 들고 다니며 집을 알아보는 것은 그리 어울리지 않아 보이니, 제가 알아보도록 하죠."

유림이 씨익 웃어 보이자, 라마가 따라 웃으며 대답했다.

"두 분이 같이 알아봐 주세요. 전 마교에 대해 좀 더 알아보죠."

송이개는 돈주머니를 가져간 유림을 흘겨보았으나, 유림은 그런 송이개의 눈길을 외면한 체 라마를 보며 웃고 있었다.



***



잔뜩 풀이 죽어 고개를 숙인 체 서 있는 설화 앞에는 초조한 듯 서성이는 공주가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조서야, 황제의 딸이자 황태자의 누이인 그녀는, 설화에게서 설명을 듣고 꽤나 고민에 빠져 있었다.

"니가 보기엔 어떠한 것 같으냐?"

조서야의 물음에 설화가 고개를 들었다.

"예?"

"네가 보기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 것 같더냔 말이다."

"그...그게.... 그리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습니다."

설화의 대답에 조서야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렴 그랬겠지. 그 세계에서는 제일 약한 사람이라더니, 네 눈앞에 벼락같이 나타났더란 말이냐?"

조서야의 물음에 설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그것이.... 처음 데려올 때랑은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겉모습도 달라지고.... 결코 나약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 한들, 불과 몇 달 사이에 절정 고수를 상대할 수 있을 만큼 강해졌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 그건 그러하온데...."

조서야는 혀를 끌끌 차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혈사(血士)의 귀에 들어갔을 것 같으냐?"

설화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병사 하나가 사라졌다 나타난 것 하며, 말문이 막혔던 이야기까지, 필시 혈사의 귀에 들어갔을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그가 너를 데리고 갔다가 돌려놓은 것까지 들었겠구나."

"예, 틀림없이 그러했을 것입니다."

설화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혈사의 귀에 들어간 이상, 그를 활용할 가치는 현저히 줄어든다. 오히려 그자로 인해 우리가 더 위태로워진 것일 수도 있어. 태영은 뭘 하고 있는 것이냐? 어찌 오지 않는 것이야?"

"태영 나리께서는 지금 그 일로 인해, 금군(禁軍)을 재정비하고 있다 들었습니다. 당장은 오기 힘드실 겁니다."

"혈사가.... 어찌 움직일 것 같으냐?"

조서야의 물음에 설화가 대답을 망설였다.

"그...그것은...."

잠시 생각하던 조서야가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

"그도 이 상황이 생소할 터, 그가 누구인지 어떤 인물인지, 자신과 마교에게 어떤 위협이 되는지 살펴보려 할 것이다."

조서야의 이야기를 들어며 설화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게 접근할 것이다.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 알기 위해서... 아니면 나에게 접근하겠지. 그가 누구인지에 대해 무어라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까?"

잠시 망설이던 설화가 품 안에 라마가 준 동전을 느끼며, 대답했다.

"그자와 먼저 만나보심이 어떠하십니까? 우리 역시 그에 대해 너무 모르니, 일단 그를 먼저 만나 보시는 것이..."

설화의 말에 조서야가 말없이 그녀를 응시했다.

설화는 혹 자신이 잘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얼른 말문을 닫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 설화를 가만히 지켜보던 조서야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좋다. 어차피 벌어진 일, 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터. 그자를 언제 어디서 만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냐?"

"바로 만나보심이 좋을 듯합니다. 혈사가 알고 있다면,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그자에게는 어떻게 연락하느냐?"

설화가 품 안에서 동전을 꺼내 보여주었다.

"이걸 들고 이야기하면 자신이 들을 수 있다 했습니다."

조서야가 의아한 표정으로 다가와 설화 손바닥 위에 동전을 집어 들었다.

"이건... 그냥 동전 아니냐?"

설화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저...."

설화가 자신의 등 뒤를 바라보고 놀라 해 하니, 조서야가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았다.

놀랍게도 그곳에 라마가 서 있었다.

"당신이군요. 날 이곳으로 데려오라고 시켰다던 그 공주가...."

라마가 조서야를 보며 차분한 어조로 이야기하는데, 그런 라마를 보며 공주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화의 어깨너머로 봤던 그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기 때문에 더욱 놀랐는데, 훤칠한 키하며 서로 다른 눈동자 색도 그렇고, 은빛 머릿결까지 신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나는 황국의 공주다, 예를 갖추어라."

조서야의 말에 라마가 빙그레 웃어 보였다.

"그건 알겠는데... 당신도 내가 누군지 모르잖아? 내가 예를 갖추어야 하는지, 그대가 예를 갖추어야 하는지..."

조서야가 아미를 찌푸리니, 라마가 말을 이었다.

"일단 그런 격식은 나중에 차리기로 하고. 그래서, 뭘 도와주면 되는 거죠?"

눈치를 살피던 설화가 나서 말했다.

"이곳 황궁에는..."

그러나 조서야가 손을 들어 만류하니, 설화가 입을 다물고 물러났다.

"일단. 그대가 어떤 사람인지, 그것부터 알아야겠소."

냉랭한 조서야의 말에, 라마는 그녀를 여유로운 웃음을 띄운 체 바라보며 대답했다.

"글세요...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사실 나도 나를 잘 몰라서...."

라마의 말에 조서야가 코웃음을 쳤다.

"자기 자신도 제대로 모르는 자가, 어찌 남을 돕는다 말을 하는가?"

그녀의 힐난에, 라마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를 잘 모르면, 남을 못 돕나요?"

"네 자신부터 도와야 하지 않겠는가?"

"글세요... 나를 잘 모르지만, 난 딱히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데?"

"제일 나약해서 다른 세상으로 끌려와, 이제 제 세계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이방인이, 딱히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그러자 순식간에 주변 환경이 변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바뀌어 버리니 아연실색한 조서야와 설화가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뭐...뭐냐?"

"전에도... 전에도 이랬습니다."

설화의 말에 라마가 웃으며 말했다.

"이곳은 틈의 세계, 차원과 차원의 사이이자, 균열의 공간, 그대가 나를 떨어뜨린 곳이기도 하지."

조서야가 다시 라마를 바라보자, 라마가 말을 이었다.

"나는 이 세계의 왕이자, 신이며, 질서이자, 법칙이고, 자연 그 자체이지."

그 말을 끝으로 라마가 양팔을 벌리며 씨익 웃어 보였다.

"알겠어요? 난 돌아가지 못해 머물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거.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차원에서 차원으로 넘나들 수 있게 됐죠. 덕분에 고마워하고 있어요. 그래서 도와주려는 거니까... 뭐가 됐든."

조서야는 놀란 표정을 가다듬으며 라마를 바라보고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말하지. 황궁 안에 암약하는 마교의 수족들을 모두 제거해 줘."

"음....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누가 마교인인지는 어떻게 알죠?"

그 말에 조서야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걸 모른다면, 할 일이 없겠네. 그럼 네가 뭘 할 수 있지? 사람 죽이는 거? 재물을 많이 줄 수 있나? 그런 것들이... 공주인 내게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조서야의 말에 라마는 딱히 대답하지 못했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자신이 줄 수 있는 도움은 그녀에게 필요할 것 같지 않았다.

"마교인들은 자신의 정체를 숨긴 체 암약하고 있어. 은밀히 하나둘씩 자신들의 동료로 포섭해가고 있지. 우리가 아는 건, 이 모든 일들은 마교의 책사인 혈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야."

"혈사? 어디로 가면 만날 수 있죠?"

"그걸 알면, 벌써 토벌대를 보내 그 목을 가져왔겠지."

라마는 팔짱을 끼며 고민에 빠졌다.

"도와주는 게 생각보다 어렵네?"

"황녀인 내가 굳이 이방인의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짐작되지 않나?"

"뭐.... 싸우는 거라면 자신 있긴 한데..."

"싸우는 거에 자신 있는 남자들은 무림맹에 가면 차고 넘쳐.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런 사람이 아니야."

"저쪽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자를 데려와도 부족할 판에, 제일 약한 자를 데려왔다고 날 버린 것 아니었나?"

라마의 반박에도, 조서야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대답했다.

"맞아, 가장 강한 자를 데려와도 도움이 될지 말지 모를 판국에, 제일 약한 자를 데려와서 어디다 쓰겠어? 강한 건 기본이고, 우리한테 도움이 되야지."

"사실 나도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거든요. 알게 되면 꽤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긴 할 건데... 뭐가 어떻게 됐든 도와는 주도록 하죠."

"글쎄....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네? 더군다나 이런 식의 행동은 곤란해. 너로 인해 우리가 자꾸 혈사에게 노출되면, 혈사를 잡기 전에 우리가 먼저 당할 수도 있어."

"아, 그런가요? 그럼 일단 제가 평범하게 황궁으로 들어와야겠네요."

조서야가 코웃음을 쳤다.

"네가? 황궁이 그렇게 만만해 보여? 아무나 들락거리는 시장판인 줄 아는 거야?"

그러자 라마가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내어 보여주었다.

그걸 본 조서야의 표정이 굳어지며 물었다.

"황궁 출입이 가능한 명패군. 이런 걸, 네가 어찌 가지고 있는 거지? 황제의 친족에게만 주어지는 건데?"

라마가 씨익 웃어보였다.

"조철웅이란 사람에게 받았어요. 그 조카를 구해줬거든."

그 말에 조서야가 놀란 표정이 되었다.

"여령이를 도운 게, 너였어?"

"아, 이미 들어서 알고 있나 보군요."

조서야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편지를 받았어. 그래, 라마라고 했었지. 미처 생각을 못했어. 이렇게 거창하게 등장할 거라곤 생각 못했거든."

그녀의 말에 라마가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어 보였다.

"아, 그랬나요? 하하...."

어색하게 웃는 그를 보며 조서야가 말을 이었다.

"어쨌든 알았어. 여령이를 도왔다니 믿도록 하지. 여령이는 나를 돕다가 위험에 처하게 된 거였어. 여령이를 도와준 사람이라니까 믿어보도록 하지. 일단 우리를 다시 황궁으로 돌려놔줘. 혈사는 어떤 방법으로든 너에 대해 우리를 통해 알아내려 할 거야. 그때 너에 대해 무어라 이야기하면 좋을까?"

"나에 대해...."

"우리 세계에서 너란 존재를 증명할 방법이 있을까?"

"아... 이미 좀 알려졌어요. 지난번에 곤륜파의 청유위랑 비무를 하는 바람에 좀 알려진 것 같거든요."

"청유위? 그와 비무를 해서 이겼다는 건가?"

" 이기긴 했죠. 뭐 질 뻔 하긴 했는데, 그 덕에 내가 좀 많이 변할 수 있었거든요."

"청유위가 무림맹에서 손꼽히는 후기 지수중 하나라곤 해도, 고수라 평할만한 위인은 못돼. 그런 자와 싸워서 질뻔했다니... 어디 가서 싸워 이길 자신 있다는 소리는 안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조서야의 이어지는 힐난에 라마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아~ 그게...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좀 약했거든요. 뭐 지금 하고는 천지차이니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청유위와 비무에서 이길 때, 사람들은 나에 대해서 철무방 사람으로 알고 있어요. 그 정도면 충분할라나?"

"철무방이라면... 신진 사파중 손에 꼽히는 파벌인데? 그쪽과는 어떻게 인연이 있는 거지?"

"뭐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힘들고. 꽤 많은 일이 있었거든요. 어쨌든 그러니까, 대충 그렇게 둘러대면 되지 않을까요?"

"일단 알았으니까, 얼른 우리를 돌려놔줘."

순간 주위 풍경이 다시 그녀가 있던 방안 풍경으로 바뀌었다.

조서야가 놀라 두리번거리는 사이 라마가 말했다.

"그럼, 일단 그렇게 알고 돌아갔다가, 정식으로 입궁하도록 하죠."

그 말을 남기고 라마는 다시 사라졌다.

놀란 표정으로 서 있는 조서야 곁으로 설화가 다가서며 물었다.

"공주마마, 괜찮아 보이십니까?"

그녀의 물음에 조서야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내가 안 괜찮아."

그녀는 떨리는 심정을 내려놓듯, 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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