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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연을 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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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검휘필
· 최초 등록: 2025.10.26 · 최근 연재: 2025-10-26
읽기 시간 예측: 약 11.28분

7화 - #3


부랴부랴 길을 나선 라마는 얼마 지나지 않아, 포박한 모용연을 이끌고 오는 섭위장 일행을 마주할 수 있었다.

무턱대고 일단 찾으러 달려오긴 했는데, 막상 저들과 마주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웬 놈이냐?"

누군가 나서 소리치자, 섭위장이 손을 들어 보였다.

"있어보거라. 행색을 보아하니, 철무방 사람 같은데, 무슨 소식을 전하러 온 것이냐?"

섭위장의 말에 라마는 속으로 '아차'하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된 바에... 에라 모르겠다.'

라마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검을 뽑아 들었다.

"그딴 건 모르겠고, 덤벼!"

라마가 외치며 달려들자, 섭위장을 지키던 호위무사들이 재빨리 검을 뽑아들며 라마에게 맞섰다.

그간 제법 익숙해졌다고는 하지만, 상대는 위장급을 호위하는 호위무사였고, 그 수도 무려 15명이나 되었다.

한두 번 검이 부딪히는 사이, 사방에서 검이 들어오니 막거나 피할 방도가 없었다.

순식간에 난도질당한 라마가 피를 흘리며 쓰러지니, 섭위장이 의아한 듯 라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쟤 뭐야?"

그리고 라마는 다시 눈을 떴다.

다시 맞이한 아침, 라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어쩌지? 쪽수도 많고... 실력도 나보다 나은 것 같고... 어찌 상대해야 할지 모르겠네."

잠시 고민하던 라마는 부랴부랴 옷을 입고 서둘러 나섰다.

라마는 서둘러 백무보를 찾아갔다.

순찰 중이던 백무보는 라마를 보자 익숙한 인사를 건네 왔다.

"이 이른 시간이 무슨 일이냐?"

백무보가 의아한 듯 묻는 말에, 라마가 서둘러 대답했다.

"수련을 하실 거죠? 지금 했으면 합니다."

"지금? 이따 식사를 마치고 나서 할 요량이었다만..."

"지금 하고 싶습니다."

"... 그래 알았다. 열의가 가득한 것이 보기 좋구나."

백무보가 고개를 돌려 옆의 수하에게 말했다.

"가서 심영을 데려오너라."

"예."

백무보가 수련장 쪽을 향해 걸으며 라마에게 물었다.

"어찌... 서두르는 이유가 있는 것이냐?"

"아, 뭐... 서두른다기보다. 이곳에 오기 전에 누군가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였는데, 깜빡했지 뭡니까? 얼른 수련을 하고 다녀올까 합니다."

"그래... 그런데 수련이 있을 것이란 것은 어찌 알았느냐?"

"그야 뭐... 이곳에 왔으니, 당연히 수련을 하지 않을까 하였습니다."

"그래? 흠... 묘한 녀석이구나."

대화는 일부러 이전과 동일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 사이, 두 사람은 수련장에 도착했고, 잠시 후 아까 뒤에 서 있던 수하와 심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자 이쪽으로 와서 서로 마주 보고 서거라."

백무보의 말에 두 사람이 마주 섰다.

백무보가 두 사람 사이로 걸어와 번갈아 보며 이야기했다.

"이쪽은 심영, 우리 묵추랑의 막내다. 일단 네놈 자질이 어느 정도인지, 이 녀석과 대련을 통해 알아보마."

"예예."

예정된 대로 두 사람 사이에 목검이 놓였다.

라마는 바로 목검을 집어 들고, 준비자세를 취하려는 심영에게 달려들었다.

"뭣?" '딱!'

결과는 똑같았다.

심영은 그대로 혼절해 버렸다.

"심영?!"

뒤에 있던 사내가 놀라 달려가는 사이, 라마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백무보를 보며 물었다.

"운기조식부터 할까요?"

"어, 그, 그래...허참..."

라마는 자리에 앉아 운기조식을 시작했고, 백무보가 그의 운기조식을 도왔다.

철근공의 기본 심법을 순식간에 해치우니, 백무보의 표정이 아연실색해졌다.

"계장, 내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라마가 급하게 묻는 말에 백무보는 여전히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뭐... 말이냐?"

"한 번에 여럿을 상대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있으면 좀 가르쳐 주십시오."

"허허... 이거야 원.... 한 번에 여럿이라... 한 번에 여럿을 상대하든, 한 명을 상대하든 중요한 것은 흐름이다."

"흐름?"

"그래, 흐름. 그 흐름을 타면 제 아무리 많은 적이라도 너의 기류에 휘둘릴 뿐이다."

백무보가 자세를 취하여 권각을 보여주며 말했다.

"나를 중심이 이렇듯 상대를 타격하는 것을 순류의 흐름이라 한다면, 상대의 기운은 이 순류의 흐름을 거스르는 흐름. 상대를 타격했다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백무보는 발걸음을 옮겨가며 다시금 권각을 휘둘렀다.

"이렇듯 나의 흐름을 그대로 유지하며, 적과의 간격을 나의 간격 안에 둔다. 역류의 흐름을 순류의 흐름 안에 둠으로써, 전장의 기운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백무보의 한걸음 한걸음을 자세히 살펴보던 라마는 그것이 일전에 들었던 보법과 유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일종에 보법입니까?"

백무보가 자세를 풀고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 수단이 보법이다. 보법의 목적 또한 결국 흐름을 잡는 것이다."

백무보의 말을 새겨들은 라마는 감사의 인사를 건네었다.

"고맙습니다. 조금 알 것 같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라마는 서둘러 방으로 돌아갔고, 그런 라마의 뒷모습을 백무보는 여전히 어리둥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방으로 돌아온 라마는 서둘러 옷부터 갈아입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이미 알고 있는 장소로 서둘러 향했다.

이윽고 섭위장의 일행과 마주했고, 호위무사는 라마를 보며 외쳤다.

"웬 놈이냐?"

"몰라, 덤벼!"

라마의 검이 맨 앞에 있는 호위병을 먼저 공격했다.

당황한 호위병은 첫 공격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가슴에 검을 맞고 휘청거렸고, 이를 본 다른 호위무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고 덤볐다.

라마는 백무보에게 배운 대로 흐름을 타려 노력했다.

나름 익힌 보법을 떠올려 가며 상대해 보지만, 어찌 처음부터 잘될까?

얼마 지나지 않아, 피투성이 된 라마는 바닥에 고꾸라졌다.

"쟤 뭐야?"

섭위장의 그 한마디를 들으며, 라마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안타까움이 섞인 한마디지만, 그래도 한 명을 쓰러뜨렸다는 것에 위안을 가져보려 애썼다.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옷부터 챙겨 입은 라마는 그 길로 백무보를 찾아갔다.

"수련을 하실 거죠? 지금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수련장으로 가서 심영을 마주했다.

"뭣?" '딱!'

심영이 혼절하고 라마는 서둘러 백무보 앞에 앉아 운기조식을 시작했다.

"뭐야?"

황당해하는 백무보는 기계적으로 등 뒤에 앉아 철근공의 운용을 시작했고, 순식간에 끝마치자 라마가 일어나 이야기했다.

"한 번에 여럿을 상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보법, 보법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라마는 두 번째 호위무사를 쓰러뜨리고 섭위장의 한마디를 들었다.

"쟤 뭐야?"

라마가 일어나고, 백무보를 찾아간 뒤 수련장에서 심영을 마주했다.

"뭣?" '딱!'

심영이 혼절하고, 이번에는 다른 것을 물었다.

"한 번에 여럿을 상대할 때, 보법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찌해야 다수를 제압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얼마 후, 라마는 세 번째 호위무사를 쓰러뜨렸다.

"쟤 뭐야?"

점점 섭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게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라마가 일어나고, 백무보를 찾아가고, 심영을 마주했다.

"뭣?" '딱!'

심영이 혼절하고, 이번에는 또 다른 것을 물었다.

"한 번에 여럿을 상대할 때, 동시에 들어오는 공격을 어찌 막아야 합니까?"

그리고 이번에는 다섯 번째 호위무사까지 쓰러뜨릴 수 있었다.

"쟤 뭐야?"

그 말과 동시에 라마가 일어났다.

"으아, 진짜 입을 찢어 버리고 싶네."

다시 부랴부랴 일어난 라마는 백무보를 찾아가고 수련장에서 심영과 마주했다.

"뭣?" '딱!'

심영이 혼절하고, 다시 다른 것을 물었다.

"한 번에 여럿을 상대할 때, 뒤에서 공격하는 적을 어찌 대비합니까?"

그리고 이번에는 일곱 명의 호위무사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쟤 뭐야?"

라마가 일어나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내가 진짜 너는 무조건 죽인다, 진짜!"

라마는 서둘러 백무보를 찾아가고, 심영을 마주했다.

"뭣?" '딱!'

심영이 혼절하고, 이번에는 또 다른 것을 물었다.

"한 번에 여럿을 상대할 때...."

이어 이번에는 열명의 무사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쟤 뭐야?"

다시 일어나고, 심영을 마주한다.

"뭣?" '딱!'

"한 번에..."

그리고 드디어, 열다섯 명의 무사를 모두 쓰러뜨렸다.

상대 입장에서는 순식간에 열다섯 명을 제압했을지 몰라도, 라마 입장에서는 지긋지긋한 싸움이었다.

"네... 네놈은 대체 누구냐?"

섭위장이 놀라 묻는 말에 라마는 귀찮다는 듯이 손짓을 하며 말했다.

"아, 말하기도 귀찮고. 너도 얼른 덤벼."

옆에서 놀란 눈으로 라마를 바라보던 모용연은 그를 알아본 듯 이야기했다.

"아...소협이었군요."

그런 모용연을 향해 살짝 웃으며 인사를 해 보이자, 섭위장이 말에서 내려섰다.

"흥, 이년과 알고 있는 것을 보니, 네놈도 무림맹 놈인가 보구나."

섭위장에 검을 뽑아 들고, 라마와 마주 섰다.

그리고 섭위장의 검이 움직였다.

마치 한 마리의 뱀이 사냥을 하듯 기묘하게 휘며 라마의 목을 파고들었다.

'응?'

라마는 자신을 내려다보며 비아냥 거리듯 웃는 섭위장을 끝으로, 의식이 멀어졌다.

"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라마는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고수네...."

미처 생각 못했다. 계속 말에 타고만 있고, 고상한 척만 하길래, 실력은 없는 놈인 줄 알았는데...

설마 고수일 줄이야...

라마는 다시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백무보를 찾아갔다.

백무보를 만나고, 수련장으로 가서 심영과 마주했다.

"뭣?" '딱!'

심영이 혼절하고, 라마는 이번에 다른 것을 물었다.

"일전에... 어떤 사람을 상대하는데... 그 사람의 검이 흡사 뱀과 같았습니다. 뱀처럼 검이 구부정 거리며 제 목덜미를 공격해왔는데, 그런 공격은 어찌 맞서야 합니까?"

그러자 백무보가 의아한 듯 물었다.

"그런 검술에서 너는 어찌 살아남은 것이냐?"

그러자 라마가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아... 그게... 그냥 도망쳤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그러자 백무보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

"보아하니 사영검(蛇影劍)을 마주한 모양이구나. 그것 참 신기한데, 사영검이 그리 흔한 무공은 아닐터인데... 어찌 되었든 그것은 일종에 환검이다."

"환검이요?"

"그래, 환검을 상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내력을 운용하여 눈에 기를 강화시키면..."

백무보의 눈에서 왠지 형형한 눈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만 같았다.

"단순한 환검은 이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무마할 수 있다. 더불어 상대의 공격을 빠르게 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상대가 고수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백무보의 설명을 들은 라마는, 다시 섭위장을 마주했을 때, 처음 세 번의 공격은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다.

두 번, 세 번, 네 번, 언제부터인가 몇 번째 도전인지조차 잘 세아려지지 않을 만큼 섭위장에게 도전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섭위장을 당해내지 못했다.

마치 자신이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다시 깨어난 라마는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이대로 이길 때까지 계속 반복할 것인가?

그런데 어쩐지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잠시 고민하던 라마는 계획을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미안하오. 계장.'

라마는 그런 생각을 하며, 자신의 옷을 입고, 철무방 옷이 놓인 방을 뒤로한 채, 철무방을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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