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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만으로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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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검휘필
· 최초 등록: 2025.10.26 · 최근 연재: 2025-10-26
읽기 시간 예측: 약 14.64분

29화 - #3


라마가 막 집안으로 들어섰을 때, 그는 한 사람을 마주할 수 있었다.

푸른빛의 비단으로 곱게 차려입은 옷은 그가 기품 있고, 신분이 높은 사람임을 대번에 알 수 있게 해 주었고, 반듯하게 뒤로 묶은 머리와 밝은 안색, 그리고 호감 있는 얼굴은 누가 봐도 귀공자 같은 모습이었다.

사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부터, 이 안에 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라마지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까지는 알 수 없었기에, 모용가의 사람인 줄 알고 인사차 들어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를 보는 순간, 라마는 직감적으로 그가 모용세가의 사람이 아니란 걸 짐작할 수 있었다.

"뵌 적 없는 분이시군요."

그는 라마를 보고 놀라거나 당황해하지 않고 차분하게 묻고 있었다.

"아... 실례했습니다. 이곳 분이신 줄 알고..."

라마가 다시 밖으로 나가려 하자, 그가 손을 들어 만류했다.

"괜찮습니다. 어차피 피차 이 가문의 손님인 듯한데... 마침 심심하던 차인데, 이야기나 나누시죠."

멈칫한 라마는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그런 라마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이, 그는 웃으며 말을 건네 왔다.

"통상 이런 가문의 손님이라면, 알아두어서 나쁠 일 없는 손님인 경우가 많지요."

막상 그 이야기를 들으니 수긍이 되기도 했다.

그는 라마의 표정이 풀어지자 한걸음 다가와서 인사를 했다.

"무림맹의 서화라고 합니다."

라마도 따라 인사를 했다.

"아... 전, 라마라고 합니다."

라마의 인사에 서화가 반색을 하며 되물었다.

"아, 라마 소협이셨군요. 이야기 들었습니다. 가문에 아가씨를 구해주셨다구요."

"아... 예... 그냥 우연히...."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하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차를 따라드리겠습니다."

그가 탁상 쪽으로 가 앉더니, 찻잔 하나를 놓고 차를 따라주었다.

찻잔에 피어오르는 김을 보면서, 라마는 마지못한 듯 자리에 앉았다.

"감사합니다."

라마가 인사를 하고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자, 서화가 물었다.

"한데... 무슨 일로 다시 오셨습니까?"

"다른 건 아니고... 청을 할 것이 있어서 잠시 들렸습니다."

"청이요? 혹시 실례되지 않는다면, 어떤 청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문득 그가 무림맹 사람인 걸 떠올린 라마가 대답했다.

"아, 그러고 보니 무림맹에서 오셨다고 하셨죠. 무림맹의 맹주님을 좀 만나 뵙고 싶습니다."

"맹주님을요? 어떤 일 때문에 그러시죠?"

그가 살짝 놀란 표정이 되었다.

"아, 황녀, 그러니까 공주님의 청이 있어 만나 뵙고자 하는 겁니다."

"공주님의 청이라 점점 더 흥미가 생기는군요."

"다른 건 아닙니다. 그냥 만나만 보고 오라더군요."

"만나기만요? 다른 어떤 것도 묻지 않구요?"

"예...."

라마는 다시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쩐지 눈앞에 시야가 살짝 흐려진 것 같아 몇 번 껌뻑 거리는 사이, 서화다 말을 이었다.

"공주라... 아무래도 그럼 조서야 공주를 말하는 것인 듯한데.... 그년이 미친 게로구만."

"예?"

라마가 잘못 들은 듯 다시 되묻자, 서화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뭐 별다른 건 없다곤 치더라도, 또다시 방해하면 곤란하지. 너는 오늘 이곳에 오지 말았어야 했다."

서화가 그 말을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라마도 따라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몸이 허물어지며, 정신이 혼미해져 갔다.

"오장육부가 찢어지고 피를 토하다 죽게 될 것이다. 다음 생에서는 함부로 남을 돕지 말거라."

서화는 그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한편, 서둘러 라마가 있는 곳으로 달려오던 송이개는 달려가다 말고 멈춰 섰다.

커다란 마당을 막 지나려 할 때, 그의 눈앞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모용세가의 무사들 몇몇이 보였고, 예닐곱 명 정도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으며, 검은 복면을 한 자들이 칼을 들고 그들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이건..."

놀란 송이개가 주춤 도망치려 하자, 어느새 그의 옆으로 날아든 복면 괴한이 칼로 송이개의 목을 겨누었다.

"어림도 없는 짓..."

그때 다른 사람이 나서 말했다.

"그는 놔두시게."

들려온 목소리 쪽으로 송이개가 고개를 돌리니, 놀랍게도 송이개에게 문을 열어주었던 바로 그 하인이었다.

"자네..."

멀쩡하게 서 있는 것은 물론, 어느 누구에게도 위협받지 않고 있는 그를 보며, 송이개가 놀라 해 하자, 그가 송이개 앞으로 다가왔다.

"송이개님, 하필이면 이날 돌아오셨습니까?"

"이... 이게 무슨 일인가?"

그는 송이개를 보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그가 송이개를 안내하니, 송이개 앞에 있던 칼은 거두어졌다.

송이개는 자신의 목을 칼로 겨누었던 자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하인을 따라 걸어가니, 모용세가의 무사들이 무기를 빼앗긴 체 앉아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은 모두 비굴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는데, 그들 중 일부는 아까 송이개를 발 걸어 넘어뜨리고 욕설을 내뱉었던 자들이었다.

"오늘... 이자들이 하는 행동을 저도 보았습니다."

이어 그는 송이개에게 묵직한 도끼 하나를 내밀어 보였다.

"쳐 죽이십시오."

"뭐?"

송이개가 놀라 해 하니, 하인이 말을 이었다.

"이자들의 욕설, 모욕, 조롱, 오랜 시간 감내하지 않았습니까? 기회가 왔습니다. 이자들을 모두 쳐 죽이십시오."

송이개는 하인이 건네주는 도끼를 멍한 표정으로 받아 들었다.

하인이 한걸음 물러나자, 얼굴이 하얗게 질린 무사들이 애원하듯 말했다.

"이보시오, 잘못했소. 우리가 잘못했으니, 살려만 주시오. 부디 살려주시오."

"송이개, 아니 송공, 내 죽을 죄를 지었네. 싹싹 빌 테니 제발 살려주시게."

그들은 모두 송이개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송이개는 멍한 표정으로 이 믿기지 않는 상황을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무엇하십니까? 어서 저들의 머리를 내리 치십시오."

하인의 재촉에 송이개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당신은 대체 누구요?"

"누구긴요. 이 모용세가의 오래된 종놈이지요."

"헌데 어찌..."

"왜 이러냐구요? 보시지 않으셨습니까? 30년을 넘게 이 가문을 위해 일했습니다. 돌아온 건 조롱과 멸시뿐이었죠. 허나, 명교는 다를 것입니다.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지요."

"명....교?"

"멋모르는 자들이 우리를 마교라 비난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송이개는 천천히 주위를 살폈다.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복면의 괴한들은 모두 형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랬나?"

송이개가 다시금 조심스럽게 물으니, 하인이 한숨을 내쉬고는 대답했다.

"좀 됐습니다. 이 빌어먹을 가문이, 세를 늘리겠다고 무사들을 기용하면서부터라고 해두죠."

"하지만... 가주님이나, 작은 가주께서는..."

"똑같습니다!"

그가 갑자기 송이개의 말을 끊고 버럭 소리 질렀다.

"밥을 먹게 해 준 것이 잘해준 겁니까? 잠을 자게 해 준 것이 잘해준 겁니까? 새로 기용한 무사들이 우리를 조롱하고 비난하고, 멸시할 때, 그들이 무엇을 했습니까? 그저 방관했지요. 그러니 똑같은 작자들입니다."

송이개의 눈빛은 떨리고 있었다.

"그 도끼로 저들을 내리치십시오.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십시다. 송이개님은 개방의 소속이면서도 모용세가와 무림맹 등 정파무림 곳곳을 누벼 아는 사람이 많으시지요? 이 세상을 우리와 함께 바꿔보십시다."

송이개가 그를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럴 수 없네."

그러자 하인의 눈빛이 험악하게 변했다.

"그 도끼로 내려치지 못한다면, 송이개님의 목이 달아날 것입니다."

송이개는 도끼를 든 체, 다시 무사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무사들은 송이개가 자신들을 바라보자 다시금 애원하기 시작했고, 송이개는 복잡한 심경으로 그런 그들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 사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쓰러진 라마는 속으로 속았구나 하면서도 정작 걱정은 다른데 있었다.

지금 시간이 늦었으니, 아침부터 모든 걸 다시 되돌리기엔 너무 많은 것들을 해야 했다.

이제는 다른 신들에게 스스로 신이 된 자라고 불릴 정도가 되었는데, 허무하게 독 하나에 죽어야 하나 하는 생각에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보려 애썼다.

혼미한 와중에도 집중을 하려 애쓰니, 조금씩 또렷해지고 있었다.

"이익!"

이를 악물고 체내의 기운을 극단적으로 끌어올리기 시작하자, 온몸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머리 위로 김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칵!"

마치 구역질을 하듯 복부에서부터 솟아오른 토악물을 뱉어내니, 검붉은 피가 바닥에 탁 튀고는 '치익'하는 소리를 내며 검붉은 김을 뿜어냈다.

그와 동시에 신체의 기능이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이 개자식...."

라마의 몸이 흡사 총알처럼 달려 나가고, 문을 여는 게 아니라 부숴버리면서 밖으로 뛰쳐 나왔다.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의 기운이 느껴지고, 송이개의 기운도 느껴졌다.

라마의 몸이 벼락처럼 번쩍 하자, 어느새 도끼를 든 송이개 앞에 당도해 있었다.

"소협...."

송이개가 라마를 보고 멍하니 말을 건네는 사이, 라마는 송이개의 손에 든 도끼를 보고 의아한 듯 물었다.

"그건 뭡니까?"

라마의 물음에 송이개가 자신의 손에 들린 도끼를 보더니, 바닥에 탁 던져 버렸다.

"모용세가가 위험합니다."

송이개가 말하는 사이, 갑작스러운 라마의 등장에 잠시 당황하던 복면인들이 일제히 라마를 보고 소리쳤다.

"저놈을 잡아라!"

라마의 몸에서 순간 광품이 불듯, 기세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라마 주위에 사람들이, 그 기세에 일제히 몸을 휘청이며 뒤로 주춤 한두 걸음을 물러서야 했다.

라마가 오른손을 들어 올리자, 복면인들이 들고 있던 칼들과, 송이개가 바닥에 던져버린 도끼까지 모두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 라마의 머리 위에 뭉쳤다.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와 함께 무기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뭉치자, 복면인들은 물론이고 모두가 놀라 그 모습을 응시하고 있었다.

라마가 들어 올린 오른손을 움켜쥐자, '콰직'하는 소리와 함께 칼과 도끼 등이 그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둥글게 찌그러져 뭉쳤다.

"맙소사...."

하인이 그 모습을 보고 놀라 기겁하는 사이, 라마의 움켜쥔 손을 움직이자, 그의 손을 따라 허공 위에 쇳덩어리가 움직였다.

그리고 순식간에 복면을 한 자들을, 그 쇳덩어리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크악!"

"컥!"

순식간에 이십여 명에 달하는 복면인들이, 날아다니는 쇳덩이에 맞아 피를 통하며 쓰러졌고, 이 상황에 놀란 하인은 주춤거리다가 얼른 도망치려 했으나, 상황 파악이 된 무사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그를 붙잡았다.

"이 개자식이, 감히 우리를..."

무사들이 하인을 죽으려 목을 조르기 시작하자, 송이개가 달려들어 말렸다.

"그만! 그만들 하시오!"

"너도 봤잖아? 이 개자식이 우릴 죽이려 한거?"

"하지만..."

"사지를 다 찢어 죽여 놓겠어!"

그들이 시뻘게진 눈으로 달려들려 하는 순간, 그들 앞에 쇳덩어리가 '쾅!'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졌다.

그 바람에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무사들이 주춤 물러나자, 복면인들을 모두 처리한 라마가 그들 앞으로 다가왔다.

"닥치고 물러나. 나 지금 기분 안 좋으니까."

라마의 한마디에 무사들은 모두 말없이 뒤로 물러섰고, 송이개는 쓰러진 하인을 부축하여 일으켰다.

"괜찮으신가?"

그러나 하인은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그는 허탈한 듯 웃었다.

"자네 마음은 이해 하네만... 방법이 옳지 않았네."

송이개의 말에 하인이 그를 노려보듯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서, 그들은 옳았습니까?"

송이개는 대답하지 못한 체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제 마지막 청이 있습니다. 부디 저를 죽여주십시오."

"어찌 이러시는가?"

"저를 살려두시면, 저자들이나 이 모용세가 사람에게 고문을 당하다 죽겠지요. 고통스러운 죽음일 것입니다. 그러니... 편히 죽을 수 있게 해 달라는 말입니다."

그러자 뒤에 있던 무사 하나가 소리쳤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그자가 마교의 하수인임을 알았으니, 문초를 하여 그들에 대해 알아내야 합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라마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거참 시끄럽네. 무슨 상황인지 내가 파악이 안 돼서 그런데... 자꾸 떠들면 니네 다 죽인다."

라마의 농담 같은 협박에 무사들은 눈치를 살피며 입을 다물었다.

이어 송이개를 보며 말했다.

"무슨 일인지 알아서 결정하세요. 내가 아직 한놈을 못 잡아서..."

"예, 허나 저들은...."

"아... 그럼 이렇게 합시다."

라마가 무사들을 향해 손가락을 튕기자, 그들의 몸이 일제히 굳어졌다.

"점혈을 해두었으니, 당분간 움직이지 못할 겁니다."

그 말에 송이개가 놀라 되물었다.

"점혈을 할 줄 아십니까?"

"아? 그거.... 지난번에 몇 번 당했더니, 대충 어떻게 하는 건지 알겠던데요?"

"몇 번 당했다고 하는 방법을 터득했단 말입니까?"

"그런가 봐요. 어쨌든, 결정해요. 다녀올게요."

그 말을 마치고 라마의 모습이 번쩍하고 사라졌다.

"대체 저분은 누구십니까?"

하인이 묻는 말에 송이개가 그를 보며 대답했다.

"왜 그 먼저번에 왔었던... 아가씨를 구해주신 라마 소협일세."

하인의 표정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모습이 좀 변하셨지. 일단 자네는 더 이상 이 가문에 있지 못할 것 같으니. 자네를 죽이진 않겠네. 갈 곳은 있는가?"

그는 송이개를 무심히 바라보다가 물었다.

"굳이 살려주었다가는, 저들에 의해 무슨 비난을 받을지 모릅니다."

"괜찮네. 보다시피 소협이 나를 지켜줄 것이네."

그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송이개를 바라보았다.

"어찌... 저들을 죽이지 않으셨습니까?"

"글세... 나도 모르겠네. 비록 나를 조롱했으나, 그들을 죽일 만큼 미워하지는 않네."

"거지인 줄 알았더니, 보살이셨구려."

그의 말에 송이개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어서 가시게. 어느 누구도 자네 뒤를 쫓지 않게 하겠네."

"제 걱정은 마시고, 어서 아가씨에게 가보십시오. 소협도 그리 간 듯합니다."

송이개는 아가씨란 말에 놀란 표정이 되었다.

"아, 그렇지. 그래, 내 가볼 테니, 자네도 서둘러 가시게."

"예. 감사합니다."

"그래..."

송이개가 부랴부랴 모용연의 거처 쪽으로 달려가자, 하인은 송이개의 뒤에 대고 연이어 인사를 했다.

이어 그가 몸을 돌려 문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가 싶더니, 몸을 돌려 무사들 쪽으로 다가왔다.

무사들은 점혈이 되어 꼼짝 못 하는지라, 눈만 희번덕하게 뜨며 하인을 노려보고 있었다.

"걱정들 말게. 내 그냥 가지 않을 테니..."

하인은 품 안에 숨겨두었던 칼을 꺼내 들었고, 무사들 표정은 하얗게 질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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